911 테러 그날, 기적이 착륙한 곳

1. 예매 / 할인
얼마 전에 진행됐던 제 8회 한국 뮤지컬 어워드 수상 기념 타임 세일을 놓쳤다. 애초에 이 작품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한국뮤지컬어워드에서 상을 휩쓸었다는 소문을 듣고였는데 그 할인을 놓치다니..ㅠㅠ VIP석이 무려(?) 99,000원이었는데 할인회차가 1월 17일부터 1월 31일까지 한정되었던 걸 몰랐다. 이럴수가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설날 기념 설프라이즈 행사가 또 있길래 아쉬운 대로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정가 150,000원에서 30% 할인해서 VIP가 105,000원이었고 인터파크 수수료 2,000원까지 해서 109,000원에 예매할 수 있었는데, 아니 무슨 발권 수수료가 2,000원이나 하냐고..ㅂㄷㅂㄷ 종이 값이면 모바일 티켓으로 바꾸고 발권 수수료를 없애달라!!!
아니 솔직히 티켓값도 너무 비쌈.. 레베카 17만 원 레미제라블 18만 원 듣고 기절하는 줄 ㅋㅋㅋ ㅋㅋ 이렇게나 많이 올리다니 ㄷㄷ 이러면 이제 문화생활 어떻게 하냐고..

2. 컴프롬어웨이 넘버
컴프롬어웨이는 우리에게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엄청 생소한 극인데 (우리가 누군데) 그도 그럴 것이 이번이 한국 초연이라고 한다. 911테러와 관련된 이야기라고 들어서 극의 분위기를 좀 알아보고자 유튜브르 통해 미리 넘버들을 몇 개 찾아 듣고 갔다. (영어 버전으로 전곡이 다 있음) 기대했던 것보다 상당히 밝았고 맨 처음 넘버부터 너무 좋길래 “오잉 뭐야 첫 곡부터 이렇게 좋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이게 대표곡 중 하나였긔.ㅋㅋㅋ
1막
01. 웰컴 투 더 락 Welcome to the Rock
02. 비행기 38대 38 Planes
03. 이불과 침구류 Blankets and Bedding
04. 28시간/ 28 Hours
여기가 어디냐/ Wherever We Are
05. 어둠과 나무들 Darkness and Trees
06. 어둠과 나무들 리프라이즈 Darkness and Trees Reprise
07. 어둠 밖으로 인도하소서 Lead Us out of the Darkness
08. 집으로 전화하기 Phoning Home
09. 코스튬 파티 Costume Party
10. 난 이곳에 I Am Here
11. 기도 Prayer (* 가톨릭 평화의 기도-프란체스코 성인 차용)
12. 터져 버릴 듯 On the Edge
13. 스크리치 인 Screech In
2막
01. 스크리치 인 리프라이즈 Screech In Reprise
02. 나와 나의 하늘 Me and the Sky
03. 세상을 멈춰줘 Stop the World
04. 뭔지 모를 그곳의 한가운데에서 Somewhere in the Middle of Nowhere
05. 뭔가 사라졌어 Something's Missing
06. 피날레 Finale
07. (Exit Live) 스크리치 아웃 Screech Out
3. 공연 타임 테이블
위에 긁어온 전체 넘버의 개수를 참고해도 대충 예상할 수 있겠지만 공연은 1막이 훨씬 길고 2막은 그 반 밖에 되지 않는다. 1막 75분 / 인터미션 20분 / 2막 35분 이렇게.. 원래 인터미션이 없는 공연인데 우리나라는 예외적으로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 공연이 7세 이상 관람 가능이라 어린 아이들 집중력 등이 인터미션을 만든 이유라고 함. 사실 어른의 집중력이라고 75분이 넘어갈 거 같지는 않지만ㅎㅎ)
4. 지연 관객 입장 시간
나는 지연 관객이 아니었지만 요즘에는 이런 것도 미리 알려주나보다! 아주 편한 듯 ㅋㅋㅋ
1막에서는 두 번의 입장 기회가 있다. 공연 시작 후 6분이 지난 뒤에는 본 좌석으로, 14분이 지난 뒤에는 뒷좌석으로 안내가 된다. 2막은 약 2분 후에 뒷좌석으로..
그리고 처음에 시작할 때 홀에서 하우스 어셔들이 안내하는 거 들어보니 여기는 안전상의 이유로 퇴장 후에는 절대 재 입장이 불가하다고 해서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절대 불가까지라고..?ㅜ ’ 그랬는데 집에 가면서 보니 붙어있던 안내문에는 “재 입장이 제한된다 ”정도만 쓰여있었다. 완전히 불가한 건 또 아닌가 봄..ㅎㅎ 그래 뭐 대학로 소극장도 아니고 중극장에서 그렇게까지 완강하게 막을 거까지는 없겠지..

그래도 놓치면 아쉬우니까 지각하지 말고 제 시간에 잘 들어가서 앉아있자~~~
5. Today’s cast

배역 별 캐스팅인데, 일인 다역이라 캐스팅 보드에는 누구 ‘외’가 다 붙어있다. 이게.. 모두가 비행기 승객도 하고 기장도 하고 마을 사람도 하고 그냥 상황이 달라지면 계속 캐릭터가 바뀌어서 그렇다. 배우들은 모자를 쓰고 옷을 갈아입고 말투를 바꿔가며 1초 전과 다른 사람임을 관객들에게 알려주는데, 극 전체가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배우들도 관객들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사실 나는 원래 같은 사람도 헷갈리는 애라 오히려 좋았던 게(?) ㅋㅋ 왜냐면 ㅋㅋㅋ 캐릭터가 계속 바뀌니까 걱정을 했는지, 바뀔 때마다 배우들이 나름 친절하게 캐릭터가 바뀐 거라는 걸 어떻게든 표현해서 알려줬기 때문.ㅋㅋㅋ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해가 더 쉬웠다 흐흐

* 닉 외: 남경주 이정열
* 클로드 외: 서현철 고창석
* 다이앤 외: 최정원 최현주
* 뷸라 외: 정영주 장예원
* 비벌리 외: 신영숙 차지연
* 케빈 T 외: 지현준 주민진
* 케빈 J 외: 현석준 김찬종
* 오즈 외: 심재현 이정수
* 한나 외: 김아영 이현진
* 보니 외: 정영아 김지혜
* 밥 외: 신창주 김승용
* 재니스 외: 나하나 홍서영
* 스윙: 김주영 김영광
아래는 내가 봤던 배우들이다.
왠지 극중 비중 순은 아닌거 같고 ㄱㄴㄷ 순도 아니고.. 동방예의지국 답게 나이 순서일까?

그도 그럴 것이 이게 뭐랄까.. 딱 뭔가 이 사람이 주인공이네!가 없었다. 이 날 Fame 마스크를 쓰고 갔는데 마침 이 작품도 약간 느낌이 Fame 같았다 ㅋㅋㅋ 모두가 주인공인 그런 어떤..
:
:
아니, 찾아보니까 이런 걸 ‘군막극’이라고 한다고 한다.
오 ㅋㅋㅋ 너무 신기함 ㅋㅋ 이런 게 있다니!!!?
6. 군막극이란
군막극이 뭐냐면, 복수의 등장인물이 커다란 하나의 흐름이 되는 사건을 각자의 시선으로 전개해나가는 식의 작품 유형이라 인물 중심이 아니라 사건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형태를 말한다.
그리고 나무 위키에 따르면, 대중들이 대부분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하지 않으면 다루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스토리텔링 방법 중 하나라고!
911 테러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테니(물론 테러 자체의 이야기이기보다는 테러로 인한 주변 마을의 이야기지만) 물론 모르더라도 사건이 워낙 커다랗기 때문에 주제에 따른 서술 방식 선정은 매우 좋았다고 볼 수 있겠다.
군막극은 자칫 이야기가 난잡해지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공감이 힘들어지며,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데, 내가 딱 이 경우였는 듯 ㅠ 약간 다큐 보는 느낌이랄까.. 뭔가 모두에게 사연이 있고 모두에게 감정이 있고 했지만 너무 한꺼번에 쏟아지는 모든 걸 받아들이려고 보니 그 중요도가 분산되어 어떤 것도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원래 군막극에서는 조금이라도 스포라이트를 많이 받는 캐릭터가 있으면 안 되고 작중 수많은 등장인물들에게 골고루 애정을 주든가 아니면 골고루 멀리 하든가의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니 왜..
나는 후자였다. 정말 골고루 멀어짐 ㅠㅠ 그냥 그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 한 명 골라서 애정을 주는 건 안 되나 싶은데ㅜ 이게 다큐나 뉴스 보는 거랑 다를게 뭐냔 말임 ㅋㅋㅋㅋ (실제로 극 중에 뉴스 리포터가 있어서 더 그랬..)
뭐 어쨌든 군막극의 성격이 그런 거고 연출은 그걸 충실하게 설계해서 이행한 거라면 아주 대성공인 듯 ㅋㅋㅋㄴ
그냥 나만 홀로 아쉽게 되었다. ㅎㅎ
7. 인상 깊었던 장면
가장 놀랐고 가장 소름끼쳤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다. 올라와있는 영상에서 캡처를 해왔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장의 감동을 사진이 절대 대체할 수는 없는 것 같으니 직접 가서 확인하시라 케케케

8. 광림아트센터 좌석 팁
이 곳이 아마 I열24였나..

여기가 아쉬운 점은 앞뒤에 단차가 있긴한데 좌석이 엇갈려서 배치되어있지는 않아서(LG아트센터 좌석이 정말 좋긴 좋았다..) 키가 큰 사람 뒤에 앉을 경우 시야가 완전히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에 앉는 것도 좋지만 앞에 사람이 적당한 키를 가졌을 경우 정 중앙이 좋고 앞 사람이 엄청 클 경우에는 그 사이로 볼 수 있게 살짝 중앙에서 옆으로 앉는게 좋겠다.
우리는 원래 거의 정중앙(H열 21, 22)에 앉았었는데 앞사람들 키가 너무 큰 바람에 인터미션 때 하우스어셔한테 부탁해서 뒤로 자리를 옮겼다.

참고로 공연을 볼 때에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지 않는게 좋다. 다른 사람의 시야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은 그나마 단차가 충분한 편이라 몸을 앞으로 해도 주변 사람의 시야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데 공연장은 그렇지 않은 곳들이 많기 때문에 타인의 시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를 하도록 하자~~~
8. 주차정산
티켓을 가지고 주차 정산 창구에 가면 도장을 찍고 할인권을 준다. 5시간 5,000원에 주차를 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

원래 5시간 이 후에는 10분에 800원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까 10분에 1,000원으로 업데이트가 되어있었다 ㅠㅠ 근데 이게 광림아트센터 이용고객만일 수도 있다. 정확하게 확인은 못해봤지만 7층에서 분명히 1,000원으로 봤는데 차가 나가는 길에는 아직 800원으로 쓰여있어서 이게 아직 업데이트를 안 한 건지 아니면 광림 이용 관객들만인지 알 수 없음..ㅋㅋ
사전 정산이 가능하니까 공연 시작 전에 할 게 없다면 미리 주차 정산을 하면서 기다려도 좋겠다. (입차 후 10분 뒤부터 5시간 사전 정산 가능)
9. 총평 (스포 자제)
너무 좋다는 평이 많아서 내 기대가 컸던 건지 나는 사실 개인적으로 그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첫 곡의 감동도 유튜브에서 들었을 때가 더 컸고 (역시 이건 음향 때문일까 ㅋㅋㅋㅋ) 주제가 이렇게 어마어마했음에도 가슴을 울리는 그런 뭔가가 없었다. 사실 이 내용이 911과 직접 관련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그 참담함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극중에서 자기들은 너무 편하고 좋았다고 말하는 것도 있고) 약간 친구의 친구를 보는 느낌이라 너무 멀게 느껴진 나머지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나보다. 그래서 더 어느 누구에게도 이입하지 못했을 지도.. 아니면 전체적으로 약간 미국감성이 흘러서 그랬나?
아무튼 여러모로 나는 아쉬웠고, 주변에 추천을 할 거냐 하면 그렇게 막 하지는 않을 듯.. ㅋㅋㅋ 그냥 개인적으로 이 가격 주고 볼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한 50% 정도 이상 할인을 받거나 초대장으로 보면 그냥저냥 괜찮을 것 같다. 인생 첫 뮤지컬로 이걸 선택한다면 말릴 것 같고 ㅋㅋㅋㅋ 가볍게 한 번 보는 정도라면 보라고 할 듯
'국내에 이런 곳이? > 문화 생활을 하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 권진아 콘서트 <꽃말> 후기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혹시 모를 팬패스) (2) | 2024.04.08 |
---|---|
[리뷰] 경제 뮤지컬 <내친구 워렌버핏> 으른들 관람 후기 @종로 아이들 극장 (4) | 2024.02.02 |
[리뷰] 뮤지컬 화가시리즈 <모딜리아니>, <에곤실레> 후기 @대학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 (2) | 2024.01.29 |
[후기] 2023 LG트윈스 한국 시리즈 5차전 야구 우승 직관 (LG TWINS VS KT WIZ) (1) | 2024.01.08 |
[리뷰] 부천 상동역 방탈출 카페 로스트템플2 <파라오의 심판> 탈출 실패 후기 (스포없음/ 주차) (2) | 2023.11.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