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쿠오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일본의 전통 중 하나인 ‘료칸’을 체험해 보기 위함이었다.
료칸(旅館, 여관)은 일본의 전통적인 여관 또는 호텔을 의미하며, 이곳은 일본의 문화와 전통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휴식하는 곳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여관’이 그리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없지만 일본의 여관은 고급 숙박 시설의 일종이라고 했다. 일본의 전통적인 건축 스타일과 인테리어로 꾸며진 방이 특징이며, 일반적으로 간이 부엌이나 공용 욕실이 제공된다고..
우리가 예약한 곳은 벳푸(Beppu)의 칸나와온천과 효탄온천, 그리고 벳푸 지옥 순례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yatsuha’라는 이름의 료칸이었다. 벳푸 지역은 산 쪽으로 올라갈수록 유황 온천이라고 했다. 산 아래는 일반 그냥 게르마늄 온천이라고 했나? 무슨 온천이었지..
아무튼 우리가 간 곳도 산 쪽에 가까운 유황 온천이었고 그래서 어딘지 구린(?) 냄새가 났다.. 원래 유황은 그런 거라고 하니 참아야했지만 왠지 그냥 찝찝했다.
우리 숙소는 바깥에 온천(溫泉)을 포함하고 있었다. 방 안에 온천이 있는 곳도 있었지만 늦게 예약을 했던 관계로 그런 방들은 이미 다 나간 후였.. (원래 벳부 말고 유후인 쪽 료칸도 유명한 곳이 많다는데 급 여행이라 거기도 이미 갈만한 곳이 없어서 벳푸로 넘어간 거였음)
료칸에서의 일본 문화를 온전히 즐겨보기 위해 저녁(가이세키)과 아침은 추가로 신청했고.. 저녁은 숙소에서, 아침은 1층 식당?에서 먹었다.
1. 료칸 외부 / 로비
아래 사진이 1층 사진인데 저 주황색 커튼 문 밖으로 나가서 온천이 있다. 도어 투 도어로 거리는 한 5m 정도였지만 그 사이를 이동하는 게 너무 추웠다..ㅋㅋㅋ 왜냐면 씻으러 가는데 패딩이나 코트 입고 갈 수 없으니..
숙소는 2층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엘리베이터는 없었고 계단만 있어서 캐리어가 무거웠다.
2. 료칸 내부(다다미방)
숙소는 다다미방이랑 부엌 겸(?) 거실이 하나 있는 곳이었다. 숙소에 가니 유카타랑 일본식 발가락(?) 양말, 슬리퍼(쪼리)가 인원수대로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목욕 바구니 같은 것도..
이불은 처음에 안 깔려 있었고 밥 먹는 중이었나 밥 먹은 후였나에 도와주시는 직원 분들이 물어보고 이불을 깔아주셨다. 이불이 아래와 같이 반반 접혀 있는데 이게 왜 그러냐면 ㅋㅋㅋ 펼치면 뭔가 오줌 싼 거마냥 ㅋㅋ 노란색 안감?이 나오기 때문이다.
바로 이렇게 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생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ㅋㅋㅋㅋ 겉에 하얀색 시트만 빼다가 세탁해서 그런가 생각해 보았다.
이불은 나름 푹신하고 포근해서 좋았다. 바닥에서 잘 못 자는데 크게 배기거나 하지는 않았던 듯
3. 저녁 식사(가이세키)
저녁으로는 가이세키(かいせき)가 나왔다. 가이세키는 일본식 코스요리를 말하는데, 엄청 멋졌다. 하나씩 갖다 주시면서 설명해 주시는데, 목소리가 너무 예뻐서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혹은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사실 일본어를 잘 몰라서 무슨 말이었는지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잘 이해했다 ㅎㅎ 그냥저냥 이게 회구나! 랍스터구나! 고기구나! 하면서 맛있게 먹음
전체적인 비주얼은 아래와 같고 하나씩 가까이서도 찍어보았다.
일단 관자랑 라임이랑 회 같은 거..
위에 사진보다 더 가까이 찍었는데 화질이 안 좋아지는 마법 같은 일이 왜 생겼냐면 찍은 카메라가 다르기 때문이다.ㅎㅎ
그리고 약간 편백찜 같이 해서 고기도 나왔다. 아마도 소고기 같았고 엄청 부드러웠다.
웬만큼 익히고 나서 편백찜 뚜껑을 열면 버섯이랑 고기랑 양상추? 같은 게 있다.
꽁치랑 계란이랑 새우랑.. 그리고 뭔지 모르겠는 거 두 개..
그리고 샐러드 맛있었고요
계란찜? 같은 거는 별로였다. 왜냐면 위에 올라간 저 과자 같은 게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거 같은데 나는 뭔가 맛이 너무 불량식품 같아서 약간 거부감이.. 굳이 아무것도 안 올려도 맛있었을 듯한 기분..ㅎㅎ 아니면 그냥 김가루 같은 거 올려도 좋았을 텐데 그냥 나 홀로 아쉬웠다.
스테이크 같은 것도 나왔는데 이건 맛있다.
살살 녹아~~~~
그리고 맛있는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진자에루!!! 일본 음식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맛있는 진자에루~~~~ 케케
참고로 음료수나 술은 여기서 시켜 먹어도 되고(2층에 인터폰 같은 게 있음) 옆에 세븐일레븐에서 사다가 먹어도 된다. 물론 가급적이면 여기서 시켰으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여기에 먹고 싶은 게 없다면 세븐일레븐이 매우 가깝기 때문에(200m 정도) 슬렁슬렁 나가서 잠깐 사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멜론이랑 크림 브륄레가 나왔다. 이게 아주 제일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ㅋㅋㅋ 크림 브륄레는 한 번 더 먹고 싶었다 ㅠ_ㅠ 역시.. 디저트 강국다웠다.
4. 료칸 내 온천
그리고 온센 타임!!!
놀랍게도 숙소 방에는 샤워실이 아예 없었다. 그냥 화장실이랑 세면대만 있고 샤워실이 없는 바람에 내려가지 않고는 따로 씻을 방법이 없어서 당황쓰..
탕은 세 개가 있는데 앞에 명패를 읽을 수 없으니 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가족탕? 개인탕? 커플탕?? 뭐 대충 그런 느낌이었을 거 같다...
4-1. 가족탕
여기는 밖에 멋진 경치?가 있지만 사실 내부가 연기로 뿌예지면 잘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탕 안쪽이 큰 돌멩이로 되어있는 바람에 기대어서 앉아있기 불편하다고 했다. (나는 이용하지 않음)
조명은 무지 어두워서 물이 깨끗한지 여부는 보이지 않았다. ㅜㅜ 왠지 찝찝한 기분.. 근데 일본 온천은 대부분 그렇다는 얘기가..
물론 물을 빼고 채울 수 있게 되어 있긴 하다. 물 온도를 조절하거나 추가로 받을 수도 있는데 사용법을 제대로 안 들었더니 뭐가 조금 어려워서 나는 패스..
아무튼 탕 옆에는 간이 샤워가 가능한 공간이 있고 의자와 세숫대야가 두 개씩 마련되어 있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도 안에 구비되어 있음
4-2. 커플탕? 개인탕?
읽을 수 없었으니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가족탕보다는 조금 작을 법한 공간이었다. 여기도 의자와 세숫대야가 두 개씩 마련되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는 공간은 매우 좁고(체감 1m X 1m 정도) 안에 들어오면 아래와 같은 공간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무지 어두워서 물이 깨끗한지 여부는 알 수 없고 다만 유황 온천이기 때문에 약간 냄새가 나서 찝찝한 기분은 있었다. 아니 왜냐면 냄새나는 물로 씻으면 혹시 나한테 유황 냄새나는 거 아닌가 싶어 가지고 ㅋㅋㅋ
다만 여기는 큰 바위로 되어 있지는 않아서 앉아있거나 기대는 데에 불편함은 따로 없었다. 1.5평 정도 크기
바깥에는 노천 온천이 있었다. 옛날 영화에 나오는 그런 큰 바구니? 같은 1인용 욕조가 하나 있었는데 너무 작아서 눕거나 뭐 자유롭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영화에서 보면 한 명이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있고 막 주변에서 사람들이 물 뿌려주고 씻겨주고 그러던데ㅋㅋㅋㅋ 그런 것도 체험해 볼 수 있으면 좋았을 테지만 물 뿌려줄 사람도 없었고 추워서 나가기도 싫었다. 노천 온천 좋아해서 사실 조금만 따뜻했어도 한 번 체험해 보는 거였는데 날씨가 그럴 수 없었다.
그래도 유황 온천으로 씻으니 조금 맨들맨들해지는 기분이었다. 뭔가 미끄덩 느낌..
일본 물이 좋긴 좋은가?
우리의 아픈 역사라든가 방사능, 지진 등등만 없었어도 일본 정말 자주 왔을 텐데.. 쩝
5. 아침 풍경
아침에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왠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센 도시답게 집집마다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 게 신기해서 한참을 넋 놓고 보았다.
사실 길을 다니면서도 하수구 같은 곳에서 하얀 연기가 엄청 나오는데 그것도 신기하고 재밌다. 우리나라도 물론 엄청 추운 날에 가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긴 하지만 그것은 온천물이 아니고 온천수처럼 따뜻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뭔가 조금 다른 기분이다.
6. 아침 식사
내려가니까 아침이 멋지게 잘 차려져 있었다. 커튼으로 칸막이가 쳐져 있었고 창가 쪽에 앉으니 빛도 잘 들어와서 좋았다.
정말 플레이팅을 예쁘게 잘 한다. 일본의 특징인지 료칸의 특징인지 이 곳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그릇들도 다 너무 예뻤다.
밥맛도 좋았다. 진짜 막 돌아와서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고 끝내주고 미쳤고 뭐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냥 딱 봤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정도의 맛은 충족했다.
무엇보다 깔끔해서 좋았던 것 같다. 뭔가 정갈한 느낌..
7. 그 밖에
일단 직원들은 영어도 한국어도 안 되지만 요즘 파파고나 번역 어플이 아주 잘 되어 있고 우리도 그쪽에서도 휴대폰 번역을 아주 적극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큰 문제는 없었다. 엄청 친절하시고 좋았는데 체크아웃할 때 온천비는 무조건 지불해야했다. 홈페이지에 보면 객실을 이용할 경우 온천 이용이 무료라고 되어있지만 온천비용은 또 따로 내야하는건지 집에 갈 때 추가금을 받았다.
그리고 체크아웃은 오전 10시였다. 11시인줄 알았기 때문에 이 것도 추가금을 냈다. (3,300엔) 흑흑 그래도 집에 갈 때 온센타마고?를 하나씩 챙겨 주셨다.
8. 벳푸 > 하카타 버스
하카타역까지 가는 버스 정류장이 엄청 가까워서 좋았다. 숙소에서 걸어서 1분 내로 도착한 듯..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했고 아마 11시 20분인가 였는데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와서 혹시 놓쳤나 불안했지만 잘 탔다.
일본 버스는 무지 귀엽다.
목적지와 상관없이 일단 타고 싶게 만들어버린듯
그리고 놀란 건 일본 버스 짱인게 고속버스?라 그런지 안에 화장실이 있었고 또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었다. 와이파이는 당연히 잡히고 ㅋㅋㅋㅋ
충전하면서 갔으면 아주 좋았을 텐데 설마 저렇게 콘센트가 자리마다 있을 줄 모르고 충전기를 캐리어에 넣는 바람에 못했다.
버스가 아쉬웠던 점은 텐진역에서부터 아주 돌고 돌아서 하카타역에 간다는 점 ㅠ 그렇게 돌아갈 줄 알았으면 그냥 텐진역에 내릴 걸 그랬다능.. 텐진까지가 2시간 20분 쯤 걸렸고 거기서 하카타 역까지 추가로 한 3-40분 더 갔던 것 같다ㅠ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림..
그래도 료칸도 그렇고 온천 마을도 그렇고 일본 고속버스 이용도 전부 다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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