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Fukuoka)는 우리나라 부산과 가장 가까운 일본의 대도시로, 근교인 유후인(Yufuin)은 후쿠오카 근처의 온천 마을로 유명하다. 유후인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은 물론 힐링과 휴식을 즐기기에 좋은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하여 후쿠오카 간 김에 유후인까지 들리기로 했다.
유후인까지 가는 교통편으로는 ‘여행 한 그릇‘이라는 한국 투어를 활용했다. (네이버 및 마이리얼트립에서 예약 가능) 일일 투어였는데 아침 일찍 후쿠오카에서 출발해서 다자이후와 유후인을 거쳐 유후다케와 벳푸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여정이었고 여행사에서는 거의 차편만 제공한다고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의 짧은 가이드, 이동 후 자유시간)
사실 비슷한 투어가 여러 개 있었지만, 가이드가 스냅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선택한 게 되게 컸는데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45인승 정도의 큰 버스로 가득이라 아무리 라이카 카메라로 찍는다고 한들 시간이 별로 없는 바람에 자연스러움을 담기보다는 약간 공장형이라 아쉬웠다. 처음에 스냅 포함이라고 했을 때는, 하루 종일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주시고 나중에 한꺼번에 전부 다 공유해 주시는 건가 했는데 그냥 유후다케에서 쭉 줄 세운 다음에 팀당 3-4장씩만 찍고 끝났다 ㅠㅠ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그거나마 찍어주셔서 좋았 ㅎㅎ
아무튼 그 중 유후인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는데 길거리 음식이 무지 많아서 거기서 먹어본 음식에 대한 짧은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유후인에서는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온천에 다녀올 분들을 위해서 3시간 반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었다. 시간이 어쩐지 넉넉해 보이지만 식당 대비 사람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그날 문 닫은 식당이 많아서 더더욱 먹기가 쉽지 않았다. 수요일에 많이 닫나? 아무튼 우리도 겨우 어떻게 점심을 먹긴 했으니 먹거리에 점심 식사도 후기에 같이 포함을 해보겠다.
1. 스누피 차야 (스누피 마을)
유후인에는 스누피 마을이 크게 형성되어있다. 스누피 카페, 스누피 식당, 스누피 기념품 점 등등
스누피 식당에 보면 막 스누피 모양으로 오므라이스도 있고 해서 신기하고 아주 귀엽긴 한데 사람이 많아서 들어가지는 않았고 기념품 점만 잠시 구경했다. 스누피의 모든 게 다 있는 느낌 ㅋㅋ 아기자기해서 좋았지만 구경만 하고 구매는 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이었으면 뭐라도 구매했을 테지만 갈 길이 멀어서 사지 않았다. 너무 무거워..
스누피가 일본 만화가 아닌데도 이렇게 크게 마을을 형성해놓은게 흥미로웠다. (스누피는 미국 캐릭터임)
2. 유후인 플로랄 빌리지
지나가면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한국 사람이다. 여기가 한국이 아닌게 이상할 정도.
플로랄 빌리지 쪽에 가면 귀엽고 예쁜 것도 많다. 무료 입장이고 입구 쪽은 토토로와 해리포터가 주인데 그래서 그런지 막 부엉이들도 많고 그렇다. (진짜 부엉이 아니고 부엉이 인형) 약간 해리포터에 있는 그 상점 뭐지 거기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재밌었다.
작은 가게들이 엄청 많아서 시간이 많다면 하나하나 들어가보는 것도 재미있었을 텐데 우리는 3시간 밖에 없어서 하나하나 구경하기에는 약간 촉박했다.
약간 끝 쪽에 있는 큰 가게에 들어가면 자수정으로 만든 동굴?은 아니고 통로? 같은게 나오고 만지면 몸이 좋아진다고 쓰여있는데 개중에는 만지면 안 되는 것도 있으니 만져도 되는 것만 만져서 기를 얻어가자. 몇 개 만져봤는데 사실 전혀 뭐 뭐가 좋아졌는지 잘 모르겠다. ㅎㅎ 찾아보니까 심리적인 안정감이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나 과학적인 근거는 따로 없다고..
그리고 이건 좀 신기해서 찍어봤는데, 보다보면 가게 앞 여기저기에 이렇게 작은 차들이 자꾸 서있다. 뭐를 의미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주인 차인가 했는데 아닌 듯.. 그냥 예전에 유행하던 차인가보다. 우리나라로 치면 티코나 뭐 각진 차 같은 걸 전시하는 뭐 그런걸까?
아쉬운 점은 우리가 사 먹었던 먹거리 사진을 하나하나 다 찍지 못했다는 점이다. 꺼이꺼이
3. 크래미 버터구이
예상 가능한 그 맛이고 맛있다. 가서 또 먹을 거냐고 하면 먹을 듯 ㅎㅎ 무난한데 맛있어서..
그냥 뭔가 애피타이저로 입맛을 돋우는데 적당한 것 같다.
2. 오이타현 산 표고버섯
엄청나게 거대한 표고버섯을 즉석해서 요리해 주시는데, 치즈 버터구이랑 그냥 버터구이랑 소금구이가 있었나? 잘 모르겠고 ㅎㅎ 내가 알고 있는 표고버섯이랑 비주얼이 엄청 다른 것 같았다. 진짜 이게 표고버섯이 맞나?
우리는 그냥 버터구이로 했다.
먹는 곳이 따로 있지는 않아서 그 옆에 주차장스러운 작은 공터에서 먹었다. 나는 버섯을 못먹어서 안 먹었지만 친구들이 먹었는데 그냥 버섯이라고 했다.ㅎㅎ 맛있긴 하다는데 막 감탄할 정도는 아니라서 다시 먹지는 않을 듯?
으 생긴게 너무 무섭다
약간 가오리? 같은 느낌
4. 금상 고로케
금상 고로케 맛있었다!! 이게 NHK에서 주최한 고로케 대회에서 금상을 받아서 금상 고로케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근데 정말 괜히 금상이 아니다. 유후인에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금상 고로케 1호점과 2호점이 있는데 2호점 줄이 짧았어서 2호점에서 사먹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까 기본 금상 고로케랑 게살 크림이 가장 잘 나가는 메뉴라고 해서 그렇게 골랐다. 금상 고로케와 게살 크림 고로케랑 둘 다 너무 맛있었다. 서로 다른 매력이 있었다. 굳이 고르자면 개인적으로는 기본이 조금 더 맛있었다. 원래 나는 고로케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느끼한 것도 없었고 크기도 적당히 작아서 좋았던 듯. 다른 맛도 다 맛보고 싶었으나 위의 용량이 한정적인 것과 아직도 먹어보지 않은 수많은 가게들이 존재한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종이 같은 곳에 담아줘서 카드로 슥슥 잘라서 나눠 먹었다. 메뉴는 한국말로 아주 친절하게 쓰여있어서 주문에는 어려울 게 없다.
5. 미르히
여기가 진짜 대박이다. 이거는 후쿠오카에서 먹은 음식 중에 손에 꼽힐 정도로 맛있었고 그동안 먹어본 적 없는, 새롭고 충격적인 맛이었다. 추워서 더 맛있었나 싶기도 하고.. 뭐냐면 따뜻한 치즈케이크였는데 이건 꼭 따뜻할 때 바로 먹어야 한다. 여기서는 푸딩이랑 치즈케이크랑 두 개를 샀는데 푸딩은 그냥 여느 편의점 푸딩과 다르지 않았지만 (참고로 편의점 푸딩이라고 해서 맛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일본은 편의점 푸딩도 진짜 다 맛있음) 치즈 케이크는 달랐다.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 없어서 처음 한 입 먹자마자 깜짝 놀랐다. 와 이렇게 맛있을 수도 있구나 싶어가지고..
여기서 저 빨간색이 치즈케이크이다. 저걸 따뜻하게 데워주시는데 녹아버려~~
위에는 치크케이크고 밑에 푹 떠서 먹으면 약간 단단한 비스킷인지 빵인지가 나온다. 같이 먹으면 또 너무 맛있음..ㅠㅠ
맛있게 먹느라 사진을 미처 찍지 못해서 미르히에서 찍은 듯한 사진을 가지고 와봤다. 아마 사진의 하단에 있는 숟가락에 담긴게 치즈케이크 맨 아래에 깔려있는 비스킷의 정체인 것 같 고, 사진에는 약간 평평하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살짝 부풀어 올라있었다.
푸딩은 바로 안 먹고 다음 날 먹었다. 이렇게 예쁜 병에 담아서 주시는데 예상 가능한 그 맛이다. 커스터드 푸딩 맛.
6. 타코야키
타코야키야 뭐 말해뭐해다. 원래 타코야키를 엄청 좋아해서 역시나 맛있는 그 맛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타코야키랑 큰 차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타코야키가 일본에서 꼭 먹어야 될 리스트 중에 있었는데 유후인에서 먹어서 좋았다. 돌아다니다보니 엄청 왕만큼 큰 것도 있는데 그거 말고 적당히 우리가 아는 그 크기의 타코야키로 사먹었다. 타코야키는 내 기준 유후인에서의 필수 먹거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맛이 별로인 건 또 아니니까 안 먹어봤다면 먹어보자.
7. 라임 온 우동, 스다치 우동
@元祖豊後肉汁うどん
스다치 우동 역시 후쿠오카에서 주로 먹는 그런 로컬 음식인가보다. 대표 메뉴였던 스다치 우동(라임 온우동)을 처음 먹어봤는데 진짜 뭐랄까 이건 정말.. 정말 새로웠다. 진짜 받아들이는 데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결국 받아들이지 못한 채로 식당을 나왔다.ㅎㅎ 구글 평점이 높았던 다른 모든 식당은 줄이 너무 길었고 사람이 많아서 점심을 못먹게 생긴 와중에 발견한 곳이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들어갔는데 정말 특이했다 맛이.. 어떻게 생각하면 맛이 괜찮은가- 싶으면서도, 내가 이걸 집에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실패했다며 한탄했을 것 같은 느낌이 ㅋㅋㅋ
맨 처음 평냉을 먹었을 때의.. 그런 기분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평양냉면 못먹음)
사실 뭐 우동에 라임이라면 그냥 생각해도 이상하긴 하다 ㅋㅋㅋㅋ 그래도 상상할 수는 있는 맛인게, 이게 그냥 정말 따뜻한 우동에 레몬/라임을 한가득 넣어서 시큼한 향이 가득한 그런 맛이다. 그러나 몰랐다 시키기 전에는..ㅋㅋㅋ 왠지 다시 먹지는 않을 듯한 느낌.
그래도 이게 후쿠오카 우동 스타일이라고 하니 경험해 봤다는 관점에서는 아주 좋았다. 여행은 이런 맛이지 뭐!!
정리하자면 1등은 미르히!! 그리고 2등은 금상 고로케이다. 언젠가 한 번 더 먹으러 갈 수 있을까? 찾아보니 아쉽게도 미르히는 체인점이 아닌가보다. 왜 아닌데~~!~!!!ㅠㅠ 우리 나라에서 비슷한 거라도 한 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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