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에 3까지 정리가 되었으니 그 다음부터 이어 나가겠다.
이전 글 참조
교통 사고 후의 하루 일과 1 (사고 후에야 알게 된 것들, 교통사고 후유증, 광덕안정한의원 입원)
1. 교통사고 직후 출근길에 교통사고가 났다. 그렇게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 놀라긴 했지만 사고 당시에 직접 충격이 있었던 손이나 팔 외에 다른 곳은 그렇게까지 아프지 않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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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식사
식사..가 맛이나 메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식사 시간이 너무 충격적이다. 여기는 밖이랑 시차가 있는 것이 분명..
아침이 7:50, 점심이 11:50, 저녁이 16:50 이렇게인데, 물론 아침형 인간이라면 이보다 좋은 시간표가 없겠지만 나는 그런 인간이 아니라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은 거의 못 먹거나 다 식고 난 후에 먹거나 점심이랑 같이 먹었는데.
며칠 그렇게 지내다가 결국 아침은 빼달라고 요청했다;; 자꾸 남기는 게 죄송하기도 하고 아침 주실 때 내가 자꾸 깨서 푹 못 자기도 하고 점심이 더 맛있기도 하고 이래 저래..
그렇게 하루 두 끼를 먹고 밤 8시 반 - 9시 쯤이면 이제 배가 고프기 시작하는데ㅠㅠ 그럴 땐 사람들이 사 온 간식을 먹었다.
내가 활동을 좀 하면서 5시간 간격이면 딱 소화 됐을 시점에 먹어서 아주 좋았겠으나 입원을 한 상태라 그럴수가 없었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라 사고로 입원한 사람들은 활동량이 거의 없을 텐데 식사가 5시간 간격으로 나오는게 괜찮나.. 다들 소화 잘 시키는 건가ㅠㅠ?
아무튼 나는 거의 배가 안 꺼진 상태로 다음 식사를 먹어야 된다거나 배를 꺼뜨리고 먹으려면 다 식고 난 뒤에 먹어야 된다는 점이 아쉬웠다.
반찬은 이것저것 많이 잘 나온다.
특히 나는 생일 날 떡국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 ㅎㅎㅎ 이제 만 나이로 바뀐다고 생일에 한 살 먹여주다니. 그리고 어느 날 감자튀김 먹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나온 것도 너무 신기했다. 키키 사진을 다 모아놓으니 제법 그럴 듯
맛은.. 통증 때문에 입맛이 별로 없다가도 그냥 동그랑땡 하나 맛만 봐야지~~ 하다가 바로 입맛이 확 돌아서 다 먹게 되는 뭐 그런 맛이었다 ㅋㅋㅋㅋ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은.. 국은 맛있던 적이 거의 없다 ㅠㅠ (떡국은 맛났음) 도대체 국에만 다른 종류의 조미료를 쓰는 건지 뭔지.. 원래 국이 맛있어야 되는데 못먹겠어서 맨날 한 숟가락 먹고 뚜껑 덮어놨다.. 국물 타이밍에 물 마시고..ㅋㅋㅋ 아무튼 좀 아쉬웠다. 국만 맨날 그래서ㅜ 혹시 통증에 좋은 약을 섞어버리나..?ㅋㅋㅋㅋ
아무튼 병원 밥이지만 여기는 교통사고 전문이라 그런지 저염이나 뭐 건강 식단 등등 그런게 없어서 좋았다.
5. 하루 일과
정상적인 패턴은 일어나서 8시에 밥을 먹고 씻고 내려가서 진료 및 치료를 받고 약 먹고 쉬다가 12시에 점심 먹고 또 쉬다가 내려가서 오후 치료를 받고 약 먹고 쉬다가 저녁 먹고 끝이다. 입원을 한다고 해서 병원에서 해주는 건 딱히 없었다. (의학 드라마 보면 입원 환자가 갑자기 아프면 막 의사들, 간호사들 달려와서 조치 취해주고 하지만 그런건 위급환자 혹은 그냥 드라마다.. ㅠㅠ 아프면 그냥 나 홀로 아픈 거다. 타이레놀 사다 먹어야 되고 그냥 누워서 괴로워해야 되고 등등)
내 하루는.. 초반과 나중이 다르긴한데,
초반에는 한 10시쯤 아침 먹고 씻고 11시 반쯤 내려가서 치료받고
1시쯤 점심 먹고 쉬다가 + 아파하다가 5시 반쯤 내려가서 치료받고
6시 반쯤 저녁 먹고 쉬다가 사람들 병문안 오면 같이 얘기하면서 사람들이 사 온 음식 먹고
가고 나면 밖에 안마 의자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다. 근데 놀랍게도 안마 의자가 나는 가장 회복에 도움이 된 것 같은 게, 뭔가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시원해서 거의 매일 같이 함ㅎㅎ
나중에는 아침을 빼 달라고 했으니 오전에 일어나지 않아도 됐다. 그래서 12시 반쯤 일어나서 점심 먹고 씻고 2시에 치료받고 약 먹고 좀 자다가 5시 반에 또 치료 받고 약 먹고..
6시 쫌 넘어서 밥 먹고 나면 이제 일 끝나고 병문안 온 사람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다 가고 나면 또 이제 안마 의자하고 씻고 자는..
뭐 그냥 새로울 거 없는, 반복적이고 지루하면서도 불편한 일상이었다.
오늘은 일을 좀 해볼 수 있을까- 컴퓨터를 켰다가 앉아서 작업을 하려니 아픈 데가 너무 많아서 이내 포기하고 ㅠㅠ 회사에 죄송하다고 양해 구하고.. 평소에 못보는 TV 채널을 돌리다 보니(집에 TV가 없음) 바디프렌드 의료용 안마 의자 홈쇼핑에 홀려 한참을 또 보다가.. 상담 전화를 해야 이벤트에 당첨된다는 쇼호스트 말에 서둘러 번호를 남겨도 보고 ㅋㅋㅋ 마침 다른 채널에서 하고 있던 '뚝딱이의 역습'에, "하아. 이제는 저 정도도 못하겠는데" 싶어, 일어나서 조금 삐걱거려보다가 시무룩해지고.. '비엠비셔스' 보면서 다시 춤 출 수 있을까 우울해지고..
7층 원무과 직원들이나 치료실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눈초리와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들으며 꼬부랑 함무니처럼 걸어 다니면서 식판도 하나 혼자 못 들어서 매번 사람들한테 부탁하고 ㅜㅜ (근데 식판이 무겁긴 무겁다고 하셨다...!!) 휴게실에 안마 의자 하면서 매 순간 새로운 통증과 새로운 시원함이 신기해서 한참을 받다가 속이 메스꺼워지면 이제 그만할 때구나 싶어서 들어오고..
잘 때도 ㅠㅠ 잘 때는 심했다. 아픈 곳이 너무너무 많아서.. 조금이라도 덜 아픈 자세로 자기 위해 조금씩 움직여보면서 안 아픈 자세를 찾다가 느지막이 겨우 잠드는.. 뭐 그런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 가끔씩 멍하게 창밖을 보기도 했다.
병실이 높고 밖이 트여있는 점은 좋았지만 그게 큰 사거리 앞인 건 좀 아쉬웠던 게, 자동차들이 서로 부딪칠 듯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니는 걸 보며 마음 졸여야 했고 그게 아니더라도 잦은 빵빵 소리에 깜짝깜짝 놀랐다. 그리고 사이렌 소리도 되게 자주 들려서 들을 때마다 뭔가 불안했던 것 같다.
6. 병원 진료 / 치료
진료는 하루에 한 번, 치료는 두 번 받는다. 매일 오전 / 오후에 한 번 씩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만약에 오전을 놓쳤을 경우 오후에 2번을 가도 된다.(그러나 주말은 일찍 끝나서 오전을 놓치면 한 번만 받음. 약도 하나만 주고ㅜ) 치료 부위의 경우 한 번에 한 군데만 가능한데 하루에 두 번 치료를 할 때는 작은 근육을 먼저 치료하고 큰 근육을 나중에 치료한다고 한다. 그게 몸에 무리가 덜 가는지.. 그래서 목이랑 허리가 아프면 오전에 목, 오후에 허리 이런 식이다. 그래서 목보다 허리가 더 아프더라도 오후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실 나는 몸통만 아픈 게 아니었지만 ㅠㅠ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다 보니 손목이랑 팔 쪽은 아예 치료도 받지 못했다. (물론 다리도 계속 저렸지만 이건 허리 때문인 걸로 볼 수 있으니 허리 치료받는 걸로 괜찮았음)
진료받을 때 원장님 방에서 추나를 함께 받는데 이게 진짜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추나는 그동안 여기를 제외하고 총 다섯 군데의 병원에서 받아봤는데 그중에 여기가 잘하는 편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이 병원에서는 3명한테 받아봤으나 우열을 가릴 수 없고.. 아주 가끔씩 뚜둑할 때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은 '이게 뭐지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ㅎㅎ
추나를 마치고 치료실에 가면 바닥 마사지+ 핫팩, 전기치료(물리치료), 약침, 침, 뜸, 부항을 진행한다.
약침이랑 침은 너무 아프고(가끔은 안 아픔) 부항도 하기 전에 피를 순식간에 뚜두둑 뽑는데, 이건 대부분 안 아팠지만 딱 한 번 엄청나게 아팠는데 침이랑 통틀어서 그때가 제일 아팠다. 멍도 들고.. 그렇게 매일 두 번씩 계속 몸을 찔리다 보면 점점 침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엄청나 진다..
뜸은 항상 순식간에 끝나서 그동안 한 번을 안 뜨겁다가 마지막 날이었나 뭔가 오래 한다 싶더니 불 때문에 데임.. ㅠㅠ
아무튼 나는 모든 치료를 통틀어 개인적으로는 물리치료가 가장 좋았다. 위치만 잘 잡히면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시원해서.. 역시 양학인가 ㅋㅋㅋ?ㅋㅋ 근데 안마 의자 포함하면 당연히 안마 의자가 가장 좋..
'면력 한방 병원'의 경우 하루 치료 두 번 중에 한 번은 원장님이 병실로 와서 상태 체크하고 진료 & 치료한다고 했는데 여기는 아니었다. 원장님은 병실에 올라오지 않고 대신 원무과 직원들이 와서 상태를 체크해준다. 처음에 커튼 뒤로 나타나서 의사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긔 ㅋㅋㅋ ㅋ
불편한 점은, 벨을 쥐어주고 필요할 때 부르라는 다른 병원과 달리, 여기는 벨이 치료 중에는 절대 누를 수 없는 곳에 붙어있어서 소리를 내야 부를 수 있다는 점, 슬리퍼가 매번 머리 쪽(?) 침대 옆으로 가있어서 끝나고 갈 때 신발 신기가 어렵다는 점 정도..
7. 이 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
우선 가장 놀랐던 부분은 교통사고 후 입원 기간인데, 골절이 아니라면 입원은 사고일로부터 2주라고 한다. 내가 얼마나 못 걷겠고 얼마나 아프고 또 언제 입원했는지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퇴원 언제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면 모르겠다고 내 맘대로 왠지 퇴원이 가능할법한 가장 빠른 날짜를 이야기해왔었는데 사실은 그 날짜가 정해져 있었던 것..(퇴원 전날 그 사실을 알게 됨)
그리고 한약도 총 20일 치만 가능하다.
또한, 추나도 자동차 사고 보험으로는 20회밖에 받을 수 없다. 즉, 이 병원에서 10번을 받았다면 다른 병원에서 10번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 그런데 내가 기존에 다녔던 한의원에 다시 가보니 이곳은 20회가 지나더라도 나을 때까지 추나 치료를 계속해주신다고 했다. 역시 짱짱!!! 이 전에 다닐 때는 별로 관심도 없고 몰랐는데 어차피 거기로 계속 다닐 생각이었어서 좋았다. 약침이랑 추나도 동시에 못 받고 하나만 선택해서 받을 수가 있는데 약침 대신 추나로 해주시는듯.. 도수치료는 보험으로 처리가 안 되고..
그리고 통원 치료 역시 주당 횟수 제한이 있다. 사고 직후 3주까지는 매일 병원을 가도 무방한데 그 이후에는 주 3회(한 주의 기준 역시 사고일), 그리고 6개월 뒤에는 주 2회, 더 지나면 주 1회로 줄어든다고.. (그 이상 줄어들지는 않음)
다만 이건 한의원의 경우만 치료 횟수가 줄어드는 거고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는 매일 받아도 된다고 한다. 귀찮은 게 문제지만 다행이다.
또, 이 것도 중요한데, 한의원을 하루에 두 번 방문하는 건 안 되고(이건 교통사고 뿐 아니라 일반적인 경우에도 안 된다고 함. 한 쪽에서 아예 돈을 못받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한의원과 정형외과를 하루에 함께 방문하는 건 가능하다.
이런 거 어디서 한 번에 좀 안 가르쳐주나..
사실 쓰고 싶은 말이 더 많지만 우선 오늘은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고..
그냥 제발 몸이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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